출산동반자interview

외래 / 행정 이미현

“환자와 의료진 사이에서 진료의 징검다리 역할을 합니다”

이 곳에 처음 왔을때 소감이 궁금합니다.

실제 출산을 보고 신기했어요. 보통 병원 분만실에 가면 소리지르고 무섭게 진통하는데 이 곳의 산모들은 소리를 많이 지르지 않아요. 아기가 태어날 때 이처럼 평화로울 수 있구나. 너무 아프다고 하지 않아요. 기존에 유도분만 출산을 봤는데 심한 경우 욕을 하는 산모도 계셨고 다시는 애 낳기 싫다고 소리지르는 분들도 많았어요. 처음에 선생님들이 저에게 결혼하면 자연출산 해야지 말씀하실 때 저는 무서워서 수술할 거라고 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나중에 저도 해볼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왜 산모들이 자연주의 출산을 할까? 제일 중요한 것은 내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의료개입도 권유는 할 수 있지만 절대 강요는 하지않아요. 원장님과 의료진은 환자의 선택을 존중하고 따라주죠. 기존 병원에서는 “유도하실래요? 수술하실래요?” 둘 중에 하나 선택하라는 식이었어요.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였나요?

그동안 앞만 보고 살았고, 앞으로도 나태해지지 말고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는데, 정작 내가 행복한 순간은 언제일까 되묻게 되네요. 가정에서는 부모님이 나로 인해 기뻐하실 때, 직장에서는 일 잘한다고 인정받을 때, 소소한 행복함을 느낄 때는 뭔가를 알 때에요. 아, 우와, 어 신기하다! 내가 많이 알면 알수록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잖아요.

나의 삶을 가치있게 하는 것이 있다면?

제 삶의 원동력이 되는 것은 결핍, 부족함이에요. 집안 환경이 넉넉하지 않고 부족해서 그것을 채우려고 열심히 살았죠. 간호조무사 하는 것도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결핍으로 인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지금까지 부지런히 노력해왔고 성실히 살 수 있었어요.

나에게 자연스러운 탄생(자연주의 출산)이란?

출산은 너무 무섭다고 생각했었죠. 출산센터에서 출산을 도울 일이 있었는데 산모가 아기를 낳아 품에 안고 있을 때 친정엄마가 들어오셨어요. "우리 딸 너무 수고했어.” 그때 저도 눈물이 펑펑 났어요. 딸들이 사고를 치면 “꼭 너 같은 딸을 낳아서 키워봐야 알아!” 라고 말씀하시잖아요. 애를 낳고 키운다는 것 힘들구나, 자식을 위해 많이 참는구나.. 엄마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그 후로 엄마한테 데이트 신청도 하고 다정하게 다가가게 되었죠. 엄마와의 관계가 점점 회복되어가고 있어요. 나에게 자연스러운 탄생은 아직도 약간 두렵지만 나중에 꼭 도전해보고 싶은 모험입니다.

일(직업)에 대한 소명, 왜 이 일을 하시나요?

고객을 응대하는 게 때론 힘들고 어려워요, 특히 감정기복이 심한 저는 감정을 숨기고 고객에게 표현하지 않는 것. 감정 노동이죠. 유독 저만 찾으시는 산모(환자)분이 계셨어요. 급기야 저에게 약을 올린다는 느낌이 들만큼 응대가 무척 힘들었어요. 화장실 간다면서 피한 적도 있었죠.. 그 분이 출산을 하고 오셨는데 수납 때도, 증명서 발급 때도 제게 언성을 높이셨어요. 그러던 어느 날 다시 뵈었는데 “그 동안 제가 선생님한테 너무 못되게 굴었지요. 선생님만 제 눈에 띄더라고요. 제 짜증을 다 받아주더라고요.” 고맙다고 커피를 한 잔 사주고 가시더군요. 그때 알았죠.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엄마들의 어려움을요. 어느 날은 아기 모유수유 할 때 따라 들어갔는데 “우리 아기 예쁘죠? 선생님들 덕분에 출산 잘 할 수 있었어요.” 거기서 제 마음이 다 녹았어요.
직업에 대한 소명은 잘 모르겠지만 제가 하는 일의 의미는 환자와 의료진 사이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하며 순조로운 진료가 되도록 서포트를 하는 거에요. 저희의 수고로 인해 진료가 수월하게 진행되고 산모(환자)들도 마음의 안정을 누릴 수 있으니깐요.

삶의 터닝포인트는 언제였나요?

메디플라워가 제게 터닝포인트에요. 이곳에서 출산을 보고 저도 평범한 가정을 꾸려 행복하게 살아보고 싶은 소망이 생겼어요. 가치관이 달라진 거죠. ‘내가 혼자가 아니구나. 이런 삶을 살아보고 싶어.’ 아기를 낳는 순간 삶이 다양해집니다. 메디플라워에서 일하면서 시야가 넓어지게 되었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개인적으로 많이 성장하게 되었습니다.